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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9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바꿀 가상자산 판례의 미래

2026년 2월 뉴욕 연방지방법원에서 펼쳐질 권도형의 재판은 단순한 개인의 운명을 가르는 자리가 아니다. 미국이 추진하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지니어스액트(GENIUS Act)’와 맞물리면서, 이는 글로벌 가상자산 생태계와 외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간의 교차점에 선 권도형

2024년 12월 31일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권도형은 2025년 1월 2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그는 UST(테라USD)와 LUNA(테라) 붕괴와 관련해 증권 사기, 상품 사기, 시장 조작 등 9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모든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130년의 징역형이 가능한 중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이 재판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의 존재다. 폴 앵걸마이어 판사는 상반기 회의에서 지니어스액트가 권도형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고, 이는 단순한 법적 쟁점을 넘어 규제 환경의 변화가 사법 판단에 미칠 파급효과를 시사한다.

 

지니어스액트가 그리는 새로운 게임의 룰

미국 상원은 6월 18일 역사적인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액트를 51대 23으로 통과시켰다. 이는 가상자산 산업 관련 법안이 처음으로 상원을 통과한 사례로 기록됐다.

지니어스액트의 정식 명칭은 ‘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 coins of 2025 Act’로, 스테이블코인의 1대1 담보 의무, 자금세탁방지(AML), 연방-주 공동 감독 등록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법안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면서도 미국 달러 패권 확장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분명히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의 99.86%가 달러에 연동되는 만큼,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자국 통화기반 디지털화폐를 정착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권도형 사건이 던지는 규제적 딜레마

권도형의 테라USD는 기존 스테이블코인과 근본적으로 다른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다. 검찰은 테라USD가 ‘1대1 담보’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암호코인이나 외부 개입에 과도하게 의존한 ‘불완전 담보’ 방식의 위험 거래가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이는 지니어스액트가 겨냥하는 ‘전통적’ 스테이블코인 개발과 충돌한다. 새로운 법안이 1대1 담보방식을 명문화하는 상황에서,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의 존재 자체가 불법 혹은 비제도권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도형 재판은 향후 혁신적인 스테이블코인 모델에 대한 법적 설례를 만드는 판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기의 미묘함이 만드는 변수

지니어스액트의 실질적 시행은 2026년 2월로 예상되는데, 이는 권도형의 재판 시작 이전에 법안이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법안이 재판 전에 확정된다면, 새로운 규제 기준이 과거 사건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권도형 측 변호사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와 루나가 증권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문제를 재판 전 요청에서 다툴 예정이라 밝혔다. 이는 지니어스액트가 정의하는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성격과 직결되는 핵심 쟁점이다.

 

글로벌 규제 경쟁의 신호탄

홈피케토 님닷컴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디지털자산거버넌스법’의 발효이 비로소 법안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낼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은행과 BIS의 최근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무분별한 확산은 금융안정성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포괄적 합의란 우루과이 협상과 같은 극단적 사례로, 각국 규제 당국에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질서의 시작점

권도형의 재판은 개인의 법적 여부를 가리는 것을 넘어,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디지털 금융 질서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지니어스액트는 단순한 규제법안이 아니라 미국이 디지털 시대에도 글로벌 금융 패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도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권도형 재판의 결과는 이러한 미국의 전략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작동했는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사례이자 시금석이 될 것이다.

 

결론: 판례가 만드는 미래

2026년 2월 뉴욕연방법원에서 내려질 판결은 단순한 개인의 운명을 넘어 글로벌 가상자산 생태계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권도형의 재판과 지니어스액트의 조우는 우연을 넘어 미국이 주도하는 디지털 금융 중흥을 입증하며 규제와 혁신이 충돌하는 필연적 결과다.

이 재판이 만들어낼 파장은 향후 수십 년간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산업의 발전 방향을 결정짓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법적 정의’와 ‘디지털 금융 혁신’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규제 질서가 탄생하는 순간을 우리는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