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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3
미국 디지털자산 규제 혁신의 의미
서비스 분야
변호사
미국 가상자산 시장이 역사적 전환점을 맞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디지털자산 정책과 함께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가 시작한 ‘크립토 스프린트’ 프로그램이 그 중심에 있다. 이는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닌, 미국이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전략적 대전환의 신호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디지털자산 실무그룹이 제시한 18개 권고사항은 미국 가상자산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CFTC에 비금융 디지털자산의 현물 시장을 규제할 권한을 부여하고, 개인의 직접 가상자산 보관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라는 촉구였다.
더욱 파격적인 것은 전략적 비트코인 보유고(Strategic Bitcoin Reserve) 창설 계획이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전 세계 중앙은행과 화부기관에 강력한 메시지를 건넨다. 미국이 단순히 가상자산을 규제하는 차원을 넘어, 법정화폐와 나란히 비트코인을 국가적 소스로 활용하겠다는 폭발적 선언인 셈이다.
그동안 암호자산 규제 체계가 가장 큰 걸림돌은 CFTC와 SEC 간의 관할권 경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CFTC가 SEC와의 ‘Project Crypto’ 이니셔티브를 통해 양자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면서, 규제 기관 간의 불협화음이 해소될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7월 제정된 GENIUS 소프트 법률은 현행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최초의 연방 규제 프레임워크가 될 전망인데, 실질적인 이행은 여전히 투자자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은 글로벌 디지털자산 허브 경쟁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싱가포르, 스위스, 아랍에미리트가 선점했던 ‘가상자산 친화적’ 지역의 지위를 미국이 되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강점은 규모와 깊이다. 세계 최대 자본시장 인프라와 법적 안정성, 그리고 달러 기축통화 체계의 영향력에 힘입어, 다른 지역이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CFTC가 “미국을 세계의 크립토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러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규제 명확화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기관투자자들이다.
그동안 법적 불확실성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가상자산 시장 진입을 주저했던 연기금, 보험회사, 자산운용사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그레이스케일과 같은 대형 펀드 운용사들은 단순한 거래 편의성의 증대를 넘어서, 자금세탁방지(AML), 고객신원확인(KYC) 등 기관투자자의 준수 의무에 부합하는 제도권 시스템이 완비되었다는 점을, 기관 고객에게 안심 요인으로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