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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5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법적 쟁점과 전망
서비스 분야
변호사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가상자산사업 2단계 입법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율 방안이 핵심 과제로 등장하면서, 디지털 자산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규제 움직임이 갖는 법적 의미와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행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은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기본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고 있으나,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특수한 디지털 자산에 대한 구체적인 규율은 미비한 상태다. 이러한 규제 공백은 법적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사업자들의 책임한계 설정과 안정적 사업 운영과 투자자 보호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의 보증이나 예치금으로 가치를 담보하는 스테이블코인의 특수성을 반영하기 어렵다. 발행 구조, 담보 자산의 관리, 환금성 보장 메커니즘 등 스테이블코인 특유의 법적 쟁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은 필연적이며, 선도적 접근이 요구되는 과제로 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이를 어떤 법적 범주로 분류할 것인가의 문제다. 스테이블코인이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지급수단’일 것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적 체계가 달라진다.
법적 관점에서 달러화나 금과 같은 자산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은 그 발행 구조와 운영 방식에 따라 증권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 특히 미국 SEC의 최근 접근법을 고려할 때, 발행사의 이익 창출 방식과 투자자의 기대 수익 구조에 따라 하위 테스트(Howey Test)를 기준으로 증권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지급결제 기능을 강조하는 관점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금융거래법의 틀로 대상으로 보아 지급결제 안정성과 사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규제 방향이 제시될 수 있다. 이러한 법적 분류의 문제는 단순한 이론적 분쟁을 넘어 실제 사업자들의 준수 의무와 법적 리스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측면은 국제적 규제 조화다. 디지털 자산은 본질적으로 국경을 초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국가마다 상이한 규제 접근법은 규제 차익(regulatory arbitrage)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FATF(금융행동특성기구)의 권고안, FSB(금융안정위원회)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원칙, 그리고 최근 EU의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정 등 국제적 표준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규제 방향 역시 이러한 글로벌 추세와의 정합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법률 실무자의 관점에서, 국내 규제가 국제 표준과 지나치게 괴리를 가질 경우 국내 사업자들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와 함께 해외 우회 발행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입액과 해외 유출액이 유사한 규모(약 35조 3천억 원)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부자 거금 유출 우려를 반복했다. 이는 단순한 사실 관계의 확인을 넘어, 규제 당국이 시장 실태에 기반한 균형적 접근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법적 관점에서 주목할 점은,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간 거래별 세부내용을 차질 없이 검토해나가겠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이는 단순한 모니터링 강화를 넘어 구체적인 법제화 작업이 진행될 중심을 의미하며, 향후 입법 과정에서의 세부적 항목의지점과 입법 개정과 법적 대응 준비가 중요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규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디지털 자산 사업자들은 다음과 같은 법적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 구조와 운영 방식에 대한 법적 점검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담보 자산의 투명한 관리와 유지, 환금성 보장 메커니즘의 적정성이 중요하게 검토될 사항이다.
둘째, 개인정보보호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현행 법규와의 교차 준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자산 규제는 단일 법률의 문제가 아닌 다수의 법령 및 감독체계가 교차하는 복합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법적 지위와 리스크를 정확히 이해하고, 규제 변화에 따른 시장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 특히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을 국내에서 거래하거나 투자할 경우, 국내법상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이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